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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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허장虛葬 /시 장지원

노파 2019. 12. 31. 04:35


허장虛葬

장지원

 

 

나날이

마음에도 없이 버려지는 자투리시간

칠십년을 살았으니

깜부기 진 날 천일 하고도 육십오일

그 속에 정이라는 게 있었을까

애환의 미라가 되어

눈 감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기에

눈 딱 감고 가슴에 묻어주고프다

허무가 내려앉는 섣달그믐

허장을 치르는 시간

그믐달은 검은 시울 내리고 있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가

횡 한 여막에서 통곡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좀 슬은 삶이

푸석푸석한 사태밥처럼 마구 부서져 내린다.

 

<노트>허장虛葬: 오랫동안 생사를 모르거나 시체를 찾지 못하는 경우에, 시체 대신 그의 유물로써 장례를 치름.

 

201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