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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섣달의 시간여행/시 장지원

노파 2019. 12. 30. 05:40


섣달의 시간여행

장지원

 

 

길고도 추운 날

완행열차만큼

기다리는 시간 어찌나 지루했던지

뜨끈한 홍합국물에 막걸리 한 잔

추위를 녹여 대신하는 안주는 전설이다

해마다 이맘때

시간여행을 떠나는 시간

세월에 바란 추억들

술잔에 기울려 놓은 이야기들

삭풍에 바스라 질까봐

허름한 품에 품고

큰 산 허리 돌아가면 고향 역인데

무심히도 지나치는 여행

주마등처럼 스치던 추억들이

섣달 긴 밤에 지쳐 졸고 있나 보다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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