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虛葬
장지원
나날이
마음에도 없이 버려지는 자투리시간
칠십년을 살았으니
깜부기 진 날 천일 하고도 육십오일
그 속에 정이라는 게 있었을까
애환의 미라가 되어
눈 감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기에
눈 딱 감고 가슴에 묻어주고프다
허무가 내려앉는 섣달그믐
허장을 치르는 시간
그믐달은 검은 시울 내리고 있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가
횡 한 여막에서 통곡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좀 슬은 삶이
푸석푸석한 사태밥처럼 마구 부서져 내린다.
<노트>허장虛葬: 오랫동안 생사를 모르거나 시체를 찾지 못하는 경우에, 시체 대신 그의 유물로써 장례를 치름.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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