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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가래떡

노파 2012. 1. 17. 10:37

가래떡

老波

 

 

섣달은

독에서 졸던 시간을 퍼내더니 찬물을 끼 얻는다.

탱글탱글 뽀얀 내 몸에 빗살 얼음 설빔으로 갈아입는다.

가는 세월의 제물이 되는 순간, 흰 피를 쏟고 범상치 않게 길을 따라 나선다.

 

나 보기가 싫었던지

왕소금을 듬뿍 뿌리는 살갗이 아리다.

가죽을 벗길 때 보다 더 큰 고통이기에 하얗게 파족(派族)이 된다.

 

한해의 시련도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시간

몽실몽실한 얼굴에 키까지 빼고나온

내 모습도 세련 되엣 것 만

늙은 망나니가 휘두르는 섬뜩함에 일생을 내려놓는다.

이 해를 넘기지 못해 몸은 잘리고 으깨져

 

험한 세월 달래주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내 이름을 듣기 좋게 불러 준다. 가래떡이라고

 

201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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