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월정사의 봄을 가다/시 장지원

노파 2019. 4. 11. 05:51

월정사의 봄을 가다

장지원

 

 

따스한 햇살이

산사 용마루에 걸터앉아

노승의 잠을 깨우기에 너무도 초연한 오후

바람은 가람을 돌며 풍경도 울리고 목어도 건드려 보지만

문 굳게 닫힌 선방

입춘 지나온 봄이 여전히 멀기만 하다

산 아래 봄이 밀려 오를 때

그때 가서 누비장삼 벗고 가사 입고 나오려는지

산사는 애써

홍매화 영산홍 수국 모두 피워 놓으면

주승은 공양그릇 들고 벌 나비 불러

오대산 오르는 길목에

야단을 짓고 법석을 갖추어

각자도생의 길에서

자비를 기원하는 법회를 열겠지

붓다의 길

월정사의 봄을 가다

 

2019.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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