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나의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시 장지원

노파 2019. 3. 19. 06:33

나의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장지원

 

 

삶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던 좀스러움이

한 몸을 바스러뜨려

유두에 흐르는 미끈한 즙조차 말라붙어

무심한 감성도 없이 돌 가슴이 되다니

그 숫한 날의 애증을 띄워 망망대해에서 홀로 지켜봐야하는 모래시계

그 좋던 물비린내도 역겹다

검은 태양아래 흠뻑 젖은 땀 냄새도 싫다

배신의 탈출을 점으로 찍어가는 날들

돛도 닻도 삿대도 없는 항해. 낯선 여행자

자연의 친구가 될지

임의 벗이 될지

알 수 없는 날들이 파도에 떠밀려 다니며 시간을 허비 한다

새벽에는 샛별이

밤에는 북극성이

내 길에 유일한 좌표인가

마음이 가는 길이라면

밝은 빛을 따라, 이 길 끝나는 곳에서

진실한 사랑을 만날 수 있으리라

이 몸에서 푸른 유즙이 흐르도록 뜨거운 사랑을 경험하리라

내 사랑, 임이여 못 다한 사랑 받아 주오

당신의 꽃길을 걷고 싶어서 이토록 사랑합니다.

 

<노트> 유방암 말기를 걷는 여행자를 생각하며……

 

2019.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