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지금이 고맙고요/시 장지원

노파 2019. 3. 19. 06:39

지금이 고맙고요

장지원

 

 

내 옆에

당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

우리 앞에 숨 죽여 살아 준 세월이 고맙고요

걸어 온 길을 돌아보지 않도록 앞길을 열어주는 금쪽같은 시간이 있어 고맙고요

허투루 발자국 남기지 않아도 되었기에 지금이 고맙고요

마음이 외로울 때

별빛으로 가슴 쓸어내리고

생각이 차오를 때

달 기울려 하루를 비워 가고

세상이 싫을 때

소나무 가지 끝 한 방울 이슬 받아 마시다

저 하늘 구름이 높이 떠오르면

우리 서로 짐 되지 않게 불티 되어 날아서 가요

자국 없이 다니는 순례자의 길이라 어쩔 수 없는걸요.

 

20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