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의 만남
장지원
오색 단풍 물드는 길
한 낮의 햇살이 가르는 길을 따라가다 보니
천년의 세월도 싫다는 기색 한 번 없이
한 길을 지키는 마애삼존불을 만난다.
혹독한 겨울이 있었으리라
노도질풍의 여름도 있었으리라
숫한 철, 철을 귀띔하면 고개 끄떡일까
마음의 각을 비스듬히 세워 바라본다.
할 말이 많았겠지만
침묵으로 지켜온 세월이 얼마였기에
서둘지 않는 무게에 천년을 실었으리라
서산에 걸친 햇살이 좋아 만면의 미소를 보낸다.
세월을 통찰하는 자애이다
우주를 주관하는 지존의 현세불
좌측엔 과거를 이야기하는 제화불화보살을 두고
우측엔 미래를 살피는 반가사유보살을 두어 삼존의 일체를 이루어
육천의 긴 세월 한 결 같은 성삼위[성부,성자,성신]의 하나님 같아라.
가을이 물드는 고운얼굴에 이는 잔잔한 미소로
네 마음에 빈자리가 있느냐? 묻는다.
2019.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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