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촌놈이라서 좋다/시 장지원

노파 2019. 2. 14. 06:36

촌놈이라서 좋다

장지원

 

 

산촌 생활엔

오불五不이라는 게 있다

안 보고

안 듣고

안 먹고[맡고]

안 만지고

안 하고

 

복잡한 세상을 안 보면 산촌의 삶은 천진하다

이런 소리 저런 소리 안 들으면 산촌의 하루는 그저 평온하다

내 손에 없으면 먹지 않아 이익의 충돌이 없어 심신이 편안하다

내 앞에 산 밖에 없으니 빈손에 빈손이어 언제나 새털처럼 가벼운 삶

속되고 거짓되고 불의한 짓 닫지 않으니 몸도 마음도 신령함에 극치라

 

어제다 도시를 가면

본능적으로 부딪쳐야 하는 충돌

촌놈이란 보이지 않는 꼬리표 달고 의기소침 하다

다시 산촌으로 돌아오면

오감에 묻어온 도시의 얼룩을 지우고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제일 좋은 방법은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실컷 자고나면

머리에서 도시의 이미지가 지워질 때, 독서를 하여 제자리를 복원 한다

 

촌놈은 산촌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몸에 밴 듯 어떤 충돌도 없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이해가 충돌할 일 없는 삶이 좋다

 

2019.1.28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손잡으라. 했다/시 장지원  (0) 2019.02.15
어느 봄 날 오후/시 장지원  (0) 2019.02.15
물레방아 도는 내력을 아는 가/시 장지원  (0) 2019.02.13
나는 밥버러지/시 장지원  (0) 2019.02.12
쪽 달/시 장지원  (0) 2019.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