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나는 밥버러지/시 장지원

노파 2019. 2. 12. 06:02

나는 밥버러지

장지원

 

 

세상 다 재워 놓고

나만 갈 구어 무엇 하려는 지

, 약한 시각을 틈타

지금 같은 시간을 갈아먹어

혼미해지는 밤

초미의 여유도 없이 벼랑으로 내 몰린다

차가운 눈 위에서도 꼼지락거리고 머리카락 사이에서 여전히 살아있다

버러지 치고는 더러워 상종 못할 놈이다

금 같은 시간 속 더 이상의 소모전은 무의미하기에

정체를 밝혀야 하는데

뒤척이기만 하는 모래시계

광야의 밤을 하얗게 새우고 영혼을 무자비하게 갈아먹고도

살아 이슥한 밤

태곳적부터 정해진 시각에 찾아오는 닭 울음소리

혼비백산 흩어지는

나는 밥버러지 아닌가.

 

2019.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