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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애국을 가르치자!

노파 2011. 5. 7. 12:52

애국을 가르치자!

장지원

 

 

시골 조그마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조회가 진행되고 있다.

나이가 지긋하게 보이는 교장 선생님이 좁은 단상에 올라선다. 학생들의 시선이 단 상위에 선생님에게 집중되는 순간. 단상 뒤편에 마련된 국기 게양대에선 태극무늬 선명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하다. ‘국기에 경례’라는 구령과 함께 학생들과 선생님 모두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에 얹고 십오도 정도 고개를 든 모든 시선이 태극기를 주목한다. 애국가 반주에 맞춰 국기에 대한 맹세가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온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조회는 조국과 민족을 위한 충성심을 확인하고 다짐하는 굳은 결의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이백여 명 남짓 어린이들에게 조국이 눈앞에서 번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감동이요,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실을 어린이들이 알든 모르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태극기를 마음대로 게양하고 자유롭게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만 해도, 오늘 우리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수시로 답습하고. 애국의 의지를 확인하는 이 시간이 너무 아름답다. 학교에서는 매일 국가관에 대해 반복해서 가르칠 필요가 있음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대회에서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하고, 그가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이었을 것이다. 그때 그의 심정은,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자랑스러운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참담함! 우승은 했지만, 그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조국과 태극기가 없는 비통함이 얼마나 컸을까. 조회하는 어린이들에게 조용한 질문을 던져 본다.

 

나는 그가 조국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들고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대한의 국민이요. 아들이라는 사실을 세계만방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가슴에서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이 그 발로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애국심은 운동선수로서 민족의 아픈 고통이 자신의 아픔인 양, 이를 악물고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만이 조국과 민족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한 시도 선수로서의 신분을 잊지 않고 열심히 훈련과 경주를 한 결과이다.

 

가깝게는 부모 형제로서 이웃 어른으로서 먼저는 나라를 사랑하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 우선이 되어야 하겠다. 그다음 청소년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뿌리 깊이 심어 주는 데 기성세대의 역할이 크다. 아직 사고력이 더 자라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의 의지를 심어 주는 것이다.

 

중동지역 전쟁의 폐허 더미에서, 화마의 푸른 연기가 자욱한 아비규환의 전쟁터에서, 한 어린이의 절규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빵이 아니라 조국이라고” 외친다. 그 어린이의 가슴팍은 앙상하게 굶주림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그를 향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당장 빵 보다가도 우리에게는 조국이 필요하다.” 조국의 소중함. 그 갈증은 어린이의 도를 넘어 보는 이의 가슴을 더 아프게 쓸어내렸다. 어린 가슴에도 애국심이 불타고 있었기에 지금의 굶주림과 아픔 정도는 참을 수 있다는 간절한 절규가 아닌가. 나는 조회하는 어린이들이 국기에 경례와 조국과 민족에 대한 충성심의 맹세가 초심에서 변함이 없기를 기대한다.

 

오늘 우리 기성세대들이 해야 할 몫이 너무 크다.

민족에 대한 사랑과 나라에 대한 충성심은, 어느 시대보다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어 교육의 중요성이 한층 더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세계열강들의 각축전 가운데서, 우리의 존재를 뿌리내려온 지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헤쳐가야 할 과제가 너무 중차대하기 때문이다. 조국이 남북으로 분단된 지 환갑을 넘기고도 아직도 냉전의 기미는 가시지 않고 있다. 호시탐탐 무력 도발을 일삼는 북한이 있어, 우리의 아들딸들이 소중한 생명을 담보로 나라를 지키고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일시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관을 빵과 바꿀 수 없다. 한 아이의 외침을 생각하면서 더욱 확고한 애국심을 청소년들에게 구체적이면서도 자세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장차 우리나라의 국방과 미래의 경제를 책임질 청소년들의 정체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데 귀추가 주목된다. 나라가 없이는 우리의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절박한 생각을 우리는 지난 과거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는가. 역사를 그대로 가르치고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누구도 이에 귀찮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학교에서, 집에서, 애국심을 고취하는 교육에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는 휴전선 너머에 있는 북한의 실체를 설명하라고 하면 사실 그대로 잘 설명하지 못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필요 불 악의 존재임을 제대로 모른다. 북한이 적화통일의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 민족은 한 시도 편하게 살 수 없다. 그들은 국제 사회가 싫어하는 지구상에 유일한 공산주의 국가이다. 백성들의 굶주림도 외면한 채 핵폭탄을 개발하고 상대국을 위협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국제간의 유리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는 철면피한 나라가 북한이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 권력 세습의 성에 안 차 이제는 김정은까지 세습하겠다는 작태는 천인공노할 일이요, 국제 사회에 비난받아 마땅하다.

 

동족상잔의 비극적 전쟁이 6.25 남북 전쟁이다. 이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대치 상태에 있다. 평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주변 열강들의 노력 역시 결과 보다는 자국의 이익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진정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 우리나라 주변 4강이라고 하는, 나라들이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나라들이다. 자기들이 필요할 때는 거침없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수탈한 과거의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남북문제는 타의 도움 없이 우리 민족 스스로 남과 북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때가 있다. 진실이 통하는 장을 만들어 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남한은 우리대로 국방과 경제를 더 두텁게 다져 나가야 한다. 북한은 솔직한 내심을 협상 테이블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국제 사회의 이익에 끌려다니는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지 않아야 하겠다. 전쟁의 아픔을 모르는 세대가 오늘 우리의 아들딸들이다. 남북 관계에 있어 우리 민족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올바른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우리 땅이 분명하다.

국가와 민족의 주권을 당당하게 알리는 태극기가 푸른 바다 위에서 펄럭이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국적기와 외항선을 탈 때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자긍심을 갖고 즐겁게 여행한다.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움직임이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일본의 대륙 진출의 야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의 야욕은 임진왜란을 시발로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대한민국을 수차례에 걸쳐 침략과 강탈을 자행했다. 극기야 1910년 한일합방이라는 수치스러운 역사의 오점을 남기기도 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수치스러움을 감출 수 없어 몸부림을 쳐보지만, 역사는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주권 국가로서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게양함으로 나라를 강제로 빼앗긴 것이다. 우리 민족들이 당한 육체적 고통은 100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아픔을 호소하는 전쟁의 희생자, 위안부 할머니들이 있어 가슴이 저며 온다.

 

어찌 우리가 잊을 수 있겠는가. 아직 일제의 잔재는 수없이 생활 속에서 공유하다시피 무덤덤하게 묻어 넘어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고 좀먹는 암적인 존재다. 이를 정리하자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지금도 일본은 교과서를 왜곡하여 자라나는 세대가 한반도 침략 야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중 하나가 독도를 자기들의 영토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대륙의 갈망은 병적이어서 잘못된 교육에 의존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억지를 써서라도 뿌리 깊게 심어 주고자 하는 일은 지금에 와서 다시 한번 우리를 경악게 하고 있다.

 

최근에 와서는 중국의 움직임이 노골화되어가고 있다.

한반도 역사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문화로 바꾸어 쓰는 작업이 동북공정이다. 그들은 지금에 와서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그 작업을 왜곡하여 자행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요동과 만주의 평원을 누빌 때 그들은 우리의 견제 세력에 불과했던 시절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문화가 아직도 중국이란 거대한 땅속에 숨어있다. 그때 그 찬란했던 역사를 그대로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역사를 그들 입맛대로 고친단 말인가. 우리는 일본처럼 땅을 내놓으란 것도 아닌데 왜 중국은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감행하고 있는 것일까. 고대 역사가 오늘의 중국에 무슨 해함이라도 있다는 것인가. 중국은 역사 왜곡을 중지하고 떳떳이 오늘날 국제 사회 질서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이 외에도 21세기 경제 침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전쟁이다.

나라가 힘이 없으면 시장을 다 내어 주어야 한다. 내 시장에서 내 물건을 마음대로 사고팔지 못하고, 남의 나라 물건을 팔고 사야 하는 이중의 고통이다. 어쩌든 우리나라 주변의 국가들을 미워하며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 그들을 능가할 수 있는 실력 있는 국민이면 된다. 절대 나라 안에서 자만은 금물이다. 심상찮은 나라들의 움직임을 좌시해서도 안 되겠다. 우리의 국방 안보에 남다른 관심과 경제적 바탕에 건강한 국민 의식이 곧 애국이요 애족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생각은 불변의 교과서 중심적이어야 한다.

유대인들은 아이의 나이 12세까지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기초 교육을 완성한다고 한다. 어린 시절 벌써 그의 민족적 뿌리를 찾아 가르친다. 국가의 존립이 자신의 존재보다 더 크고 막중하다는 것을 집에서 학교에서 배운다. 국민 교과서라고까지 일컫는 탈무드의 교육이다. 민족과 나라에 대한 민족성과 애국심에는 세계에서 둘째라면 서러워 잠을 못 자는 지구상의 유일무이한 민족이다. 끊임없이 민족의 자긍심을 길러내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이다.

 

혹시나 지난날 우리의 실수나 잘못이 자라나는 세대에 미치지 못한 교육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그 사실에 좀 냉정하면서도 당당할 필요가 있어야 하겠다. 어리석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세는 청소년들의 생각과 행동을 끊어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하였지만 완성하지 못한 나라 사랑, 한민족의 정체성을 찾아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국내에 있던 세계 어디에 나가 살던 대한민국은 나의 조국이다.

언제 어디서나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국심을 배양해 나가야 하겠다. 훗날 우리의 미래는 지금보다 한 단계 세계 위에서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지구촌이 부러워하는 애국의 의지가 강한 민족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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