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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큰 울림-시절을 깨우는 묵시/시 노파 장지원

노파 2018. 3. 17. 06:14

큰 울림

-시절을 깨우는 묵시

老波 장지원

 

 

삶이 힘들 때

시절이 잘못 갈 때

묵시적으로

암시적으로

투쟁으로

울림이 있다

 

남자들도

여자들도

아이들도

등짐에 항아리를 지고 말없이 다닌다.

 

버스에도

전철에도

거리의 현수막에도

항아리의 그림이 나 붙는다.

 

, 그 항아리를 샀다.

입이 막히고 작은 구멍이 몇 개가 나 있다.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이 항아리는 생각을 담고, 지혜를 담고, 말을 담는 항아리라 했다.

항아리의 울림은, 일제에 항거했다. 부정과 부패에 항거했다. 독제에 항거했다. 촛불의 민심이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 울림은 울리고 또 울릴 것이라 한다.

 

항아리를 만드신 이는 토기장이 신이시다

그 항아리는 모양이나 크기가 조금씩 다른 것뿐이다

그 안에 담는 것은 각자의 몫일 진데, 하나의 소리로 울릴 것이다

토기장이에게 물어 볼 수 있다면, 그 울림의 소리를 들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울림의 소리가 꿈속에서도 들리는 듯했다

 

2018.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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