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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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세월아! 세월아! 이 세월아!/시 장지원

노파 2017. 10. 23. 17:37

세월아! 세월아! 이 세월아!

장지원

 

 

세월이 헤집고 간 가슴

추수 끝난 들녘, 허수아비의 헐렁한 품

바람 소리만 스쳐도

시리고 아린 눈시울

그래도 맑은 이슬은, 그 영혼이 살아 있음을 방증 한다

 

어버이의 길이

스승의 길이

아이들의 걸음이

늘 그랬으면 신도 좋아 하리

 

무수한 사람들이 잣는 물레

그들, 고단한 삶을 갈피 할 수 있을 때

어떤 땐 굼뜨게 살아도

정연하게 놓고 떠나는 의인의 길이 그랬듯이,……

검은 용마루에 올라

세월아! 세월아! 초혼을 불러

한 생의 무상함을 마무리하는 이 세월아!

 

2017.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