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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대간의 나목도 외로운 계절/시 노파 장지원

노파 2017. 11. 1. 06:56

대간의 나목도 외로운 계절

老波 장지원

 

 

이슬비 꽃잎을 촉촉이 적시던 날

재 너머로 해 떨어지는 길

 

만대에 한 번 올까말까. 쌍무지개를 꿈꾸며

안이한 언약에 바빴던 날들

봉은도 아닌 숙명에 기대어 살아온 삶

근성이 더러워, 안 되면 더 힘들어 하던 나날

 

어줍은 세월을 놓고 회한인들 천 길 벼랑일 뿐

서리 내려 낙엽 지우는 늦은 계절

 

쓸쓸히 이파리 하나 둘 다 떨구는 대간의 나목

다가와 겨울 꽃 피우는 상고대조차 눈시울이 무겁다

 

2017.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