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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아! 계절은 가을인가 보다/시 장지원

노파 2017. 9. 4. 06:57

! 계절은 가을인가 보다

장지원

 

 

바삐 오다 보면

밭은 햇살에 그을려

드러내는 원색의 얼굴

사계를 넘나들라 거친 너의 숨소리

 

본능에 기대어

오감이 길을 잡으면

메뚜기 짝짓기에 정신 놓은 날

초원을 누비는 방아깨비의 절절한 사랑

살포시 날개 포개 나는 잠자리, 주름잡아 걸치는 파란 하늘

자연이 요동치는 그만큼 전원은 풍요롭다

 

부산을 떨다가

말미의 은밀한 공간까지 들추어

빨간 잉걸이 될 때

 

울긋불긋 융기하는 산봉우리

초경으로 진하게 물들어 수려한 골자기

이 날들을 사를 수 있다면

건들마 붙잡아 불사를까. 이 가을을

 

2017.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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