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의 가을
장지원
초원의 바람 같아
미쭉한 길을 걷다
미련의 한 자락 깔고
더디 가고픈데
코스모스의 사주가 있었으리라
알싸한 주막도 지나쳐
건들건들 걸어오는 건들마
속절없이 품 열어
밤톨 같은 것들 쏟아내더니
가지 끝에 이는 바람 잡으며 지켜보겠다던
그 약속 지키지 못하고
세월을 앞서
마르고 빈 거죽 되어
때 되어 부는 바람 따라 떠나야 하는
엄니의 가을
20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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