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오월의 모란
장지원
그, 그 바람 소리
제 갈 길로 흩어지고
허리 부러진 대궁만이 있어
세월의 치유를 기다린다면
모란꽃이리라
그해
오월의 어느 날
땀구멍조차
비틀어지는 모세 혈관
그 사이로
장부의 영혼도 서서히 유증처럼 증발 할 때
화려함도
고귀함도
잎새마다 묻어나던 향취도
한 시절의 사치였던 가
허무의 시절을 앞 새워 놓고
힁하니 빈 뜨락
아린 시절
갈기 난 꽃잎을
가슴에 담을 때
눈시울에 비치는
달그림자 여전히 외로운데……
2017.8.3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하는 시인의 가을/시 장지원 (0) | 2017.08.10 |
---|---|
봉숭아 필 때면/시 장지원 (0) | 2017.08.07 |
유유자적하며 사르리/시 장지원 (0) | 2017.07.27 |
사랑의 끈/시 장지원 (0) | 2017.07.18 |
나도 순례자/시 장지원 (0) | 2017.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