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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송추 가는 길/시 장지원

노파 2017. 4. 29. 05:56

송추 가는 길

장지원

 

 

송추 가는 전동차에

몇 날을 접어 싣는다

 

하얀 파뿌리 한 대

구파발 들판에 버리고

달아나는 궁둥이를 멍하니 바라보다

낙엽 지는 길을 걷는다

 

북한산 찬 기운이

헐렁한 바짓가랑이를 들락날락거리며

송추 가는 길을 재촉 한다

 

내가 늦을 때면

아내의 마음은

버스 마다 놓치지 않고 비추다

누룽지가 된다

 

잠시 들렀다 일어설 때면

까만 비닐봉지 하나를 꼭 쥐어준다

아내의 체온에

노릿노릿 익은 누룽지 냄새가 좋다

송추 가는 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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