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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사랑의 자국/시 장지원

노파 2017. 3. 9. 06:45

사랑의 자국

장지원

 

 

사랑이 놀다 간 자리

앵두 같이 알알이 뿌리 내리고

깊은 계곡엔

시푸른 연기 속 아린 냄새만 남아

 

사랑이 머물다 간 자리

뒤척이다

잠 못 이루고

달빛마저 외로운 밤

빈 가슴으로 별빛 끓어 안는다

 

사랑이 떠난 공간

또다시 긴 목에 시간이 매달리고

그만큼 사랑이 자라

달그림자 부둥켜안고

이 밤을 지새운다

 

20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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