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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기도 '하보우아살'/시 노파 장지원

노파 2013. 9. 14. 06:24

 

나의기도 '하보우아살'

老波 장지원

 

 

癸巳年

초여름

예고 없이 찾아온 폭염

얼굴 얼굴에 마른 그늘을 지운다

 

자연의 몸부림 속에서

수레바퀴 엇 매겨 돌리는 날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줄 꿈을 꾸며 피골이 상접한

광대의 외줄 위에서

막춤을 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심하게 몸살 하는 지구

사람들이 같이 멀미 하는 것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게다

 

땅이 인간의 피에 취해 비틀거리며 지르는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높은 곳 당신의 하늘을 바라본다

 

* 하보우아살: 기독교 형식의 기도문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나님께 올리는 함축적인 기도 말이다. '하늘 보좌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시여 살펴 주소서'라는 의미를 담음.

 

20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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