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무심히 제단裁斷 하지 마라/시 장지원

노파 2026. 2. 23. 00:03

 

무심히 제단裁斷 하지 마라

장지원

 

 

무심無心한 사람

니 마음대로

사람의 길을 제단裁斷 하지 마라

태어남도 알지 못하면서

인간의 길을 어찌 알겠느냐?

 

때로는 길이 보이지 않아 걸음을 주저앉힐 때

숨통이 막혀 기절할 것 같을 때

열이 치밀어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때

손발이 저려 사지가 뒤틀릴 때

 

하나의 목숨에 기대기조차 힘들어 미칠 것 같을 때

 

지금의 내가 싫고

발길에 차이는 돌부리조차 미워

심사心事가 흔들릴 때

세상의 무수한 소리 가운데서

내 이름 애타게 부르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을 수 있어야 할 터

 

세상의 어미[母]가 산통産痛으로 연 길, 여느 길이든 무심無心히 제단裁斷 하지 말라

 

2026.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