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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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검은 강/시 장지원

노파 2024. 1. 15. 04:40

 

검은 강

장지원

 

 

강은 흐르길 원하고

사람은 맑은 물을 원하는데

흘러가야 하는 강의 고뇌를 사람들은 알까?

 

대지의 땀을 닦아주고

전장의 피를 씻어주고

삶에서 젖 먹던 힘까지 다 뒤로 쏟아내

강은 사람들의 삶의 시간만큼 비례해 역할을 상실해 가고

 

강물이 탁하거나

강물이 썩거나

강물이 마르면

그 정도에 따라 사람들의 삶도 피곤해지기 일쑤

 

턱 없이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강

원인 없이 오염되지 않는 강물

검은 강물이 되어 흐르기까지

이 시절의 절박함을 싸잡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2023.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