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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동짓달 밤의 시간여행/시 장지원

노파 2023. 12. 5. 08:51

 

동짓달 밤의 시간여행

장지원

 

 

하루해 길지 않아

녹록지 않은 동짓달

밤의 긴긴 시간까지 주섬주섬 이어

풍선처럼 부풀려지는 공간

삶의 여백에

눈덩이처럼 쌓이는 피로감

겨울밤의 괴물

현실에 미제의 과거를 올린다는 게

미련의 산물인 괴리감

차라리 시간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시간

 

무엇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

옛 굴레에서의 해방감

신이 주신 최고의 쉼

더 이상 구할 게 있을까

 

눈 덮인 어두운 골짜기

금방이라도 쏟아질 겨울 숲

여백을 비우며 달리는 비둘기 열차

겨울밤을 울어 새벽녘엔 풍기역에 도착하겠지

 

2023.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