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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목어에 물어봐라/시 장지원

노파 2023. 5. 18. 04:40

 

목어에 물어봐라

장지원

 

 

말이라는 게

한 대목만 잘라 입에 올리지 마라

말의 속성은 전달에 의미를 두고

그게 안 되면 메아리처럼 떠돌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왜 모르나?

말속에는 보이지 않는 수

말수가 많아도

한 마디로 제압당할 수가

생각이 있으면 가벼운 춤사위가 되지 않을 거

눈에 차지 않는 말이 사람을 실없게

왜 모르나?

말은 꼭 해야 맛이 나는 순간

불이 났을 때

물에 빠졌을 때

병이 났을 때

위험에 처했을 때

그렇더라도 말의 첫맛과 끝맛은 한결같이 담백해야

좋은 말은 ‘은쟁반에 금 사과’

‘좋은 말만 가려 써서 실수 안 게’

무언의 삶을 이어가는 목어에 물어보면 좋을 듯하다

 

20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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