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에 물어봐라
장지원
말이라는 게
한 대목만 잘라 입에 올리지 마라
말의 속성은 전달에 의미를 두고
그게 안 되면 메아리처럼 떠돌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왜 모르나?
말속에는 보이지 않는 수
말수가 많아도
한 마디로 제압당할 수가
생각이 있으면 가벼운 춤사위가 되지 않을 거
눈에 차지 않는 말이 사람을 실없게
왜 모르나?
말은 꼭 해야 맛이 나는 순간
불이 났을 때
물에 빠졌을 때
병이 났을 때
위험에 처했을 때
그렇더라도 말의 첫맛과 끝맛은 한결같이 담백해야
좋은 말은 ‘은쟁반에 금 사과’
‘좋은 말만 가려 써서 실수 안 게’
무언의 삶을 이어가는 목어에 물어보면 좋을 듯하다
20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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