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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말이라는 게/시 장지원

노파 2023. 5. 3. 04:40

 

말이라는 게

장지원

 

 

말에 대한 업보는 어떻게 될까?

아무리 황당한 말도

둘이서 주고받은 말은 책임 소지가 모호하다

그러나 말을 옮기는 순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말이다

 

감정을 실어 글로 남기는 말은

그 스스로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행동이요

정리할 수 없이 어지럽게 늘어놓는 말은

그 스스로 미련함을 나타내는 무지한 행위다

형체가 없는 말에도 유한의 책임이 따르는 법

 

말이라는 게 잘하면 본전이지만

실수하면 본전도 못 찾는 투전판 같아 그 마음의 그림 같은 것

쏜 화살처럼 돌이킬 수 없어 치명적인 언행

낙인 같아 흔적을 남기게 돼, 성품으로 귀결되니

 

말은 하지 않으면 시간이 해결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세월이 해결하게 되는데……

그러나 정제된 말은 ‘은쟁반의 금 사과’라 한다

 

20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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