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는 게
장지원
말에 대한 업보는 어떻게 될까?
아무리 황당한 말도
둘이서 주고받은 말은 책임 소지가 모호하다
그러나 말을 옮기는 순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말이다
감정을 실어 글로 남기는 말은
그 스스로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행동이요
정리할 수 없이 어지럽게 늘어놓는 말은
그 스스로 미련함을 나타내는 무지한 행위다
형체가 없는 말에도 유한의 책임이 따르는 법
말이라는 게 잘하면 본전이지만
실수하면 본전도 못 찾는 투전판 같아 그 마음의 그림 같은 것
쏜 화살처럼 돌이킬 수 없어 치명적인 언행
낙인 같아 흔적을 남기게 돼, 성품으로 귀결되니
말은 하지 않으면 시간이 해결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세월이 해결하게 되는데……
그러나 정제된 말은 ‘은쟁반의 금 사과’라 한다
2023.5.2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의 강/시 장지원 (0) | 2023.05.04 |
---|---|
말 잔치/시 장지원 (0) | 2023.05.04 |
봄이 오는 날/시 장지원 (0) | 2023.05.02 |
세월의 싸움판/시 장지원 (0) | 2023.05.01 |
잔인한 사월의 이야기/시 장지원 (0) | 2023.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