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잔치
장지원
입술이 파랗게 떨던 말 잔치
씁쓸한 맛이
허공에 맴도는 시간
말이 휘저어 놓은 공간
먼지만이 푸석이다
바람이 걷어 낸다
상처 입은 몇 날만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칠 뿐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무정란을 품고 있는 둥지 같아
파란 하늘에 미치지 못한 아픔이 있다
비라도 시원하게 한줄기 내리면
다친 싹도 다시 움 틔울 것 같은데
해어진 허울을 벗어
알몸으로 기도하는 시간
여전히 주님은
내 손을 잡아주신다
나도 누군가의 손을 꼭 잡아주어야겠다
20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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