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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말 잔치/시 장지원

노파 2023. 5. 4. 04:40

 

말 잔치

장지원

 

 

입술이 파랗게 떨던 말 잔치

씁쓸한 맛이

허공에 맴도는 시간

말이 휘저어 놓은 공간

먼지만이 푸석이다

바람이 걷어 낸다

상처 입은 몇 날만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칠 뿐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무정란을 품고 있는 둥지 같아

파란 하늘에 미치지 못한 아픔이 있다

비라도 시원하게 한줄기 내리면

다친 싹도 다시 움 틔울 것 같은데

해어진 허울을 벗어

알몸으로 기도하는 시간

여전히 주님은

내 손을 잡아주신다

나도 누군가의 손을 꼭 잡아주어야겠다

 

20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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