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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동강의 할미꽃/시 장지원

노파 2023. 5. 10. 04:40

 

동강의 할미꽃

장지원

 

 

곱디곱더니

청상靑孀의 날들이

검푸르게 흐르는 동강

 

임 맞던 날 입은 옥색 저고리

임이 끼워주던 옥가락지

임이 머리 올려주고 떠난 옥비녀

 

임 가신 동강 나루

몇 날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깊은 물에 그리움 풀어 던지던 날

옥빛은 푸르게 멍이 들어 애절히 흘러가더라

 

한바탕 삭풍이 지나간 자리

임인 듯 동강의 할미꽃 시리게도 피어

백 년인들 기다리지 못할까

봄볕이 내려앉는 하얀 머리는 지금도 임 기다리는듯하다

 

20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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