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조차 싫다
장지원
하늘과 땅 사이 양대 축,
네 개의 지류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명료하게 드러나고 있다
성층권을 점령하는 이산화탄소
대기권을 잠식하는 미세먼지
삶을 은밀히 파고들어 파괴하는 생활사기
일상의 허점을 헤집고 다니는 전화금융사기
지경도 없이 하늘과 땅을 넘나드는 악의 두 축
태초의 하늘을 동경도 원망도 해 봐도
지나간 옛이야기 같아 땅바닥을 쳐봐도
자정의 능력을 잃어가는 지구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듯하다
상하, 좌우간의 믿음은 어리석은 인간의 유물로 전락한 지 오래
악이 호시탐탐 자신의 만족만을 노리는 이 땅
살아야 할 이유가 바닥에서 꿈틀거릴 때마다 경을 쳐야 하는 사람들
날이 갈수록 몸집을 키워가는 검은 실체들
생각하기조차 싫다
202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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