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인생사/시 장지원

노파 2023. 1. 5. 04:40

 

인생사

장지원

 

 

짧은 줄도

긴 줄도 모르면서

점점이 길을 열어가다

그 길에 한 몸 내려놓아 마침표[.]를 찍는데

 

삶을 놓고

각자는 기후에 따라

물음표[?]를 찍어 기회를 보기도 하고

느낌표[!]를 찍어 시간을 벌기도 하고

쉼표[,]를 찍어 숨을 고르기도 하고

너덜하게 늘어놓는 게 싫어 줄임표[…]를 찍어 치부를 숨기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따옴표[“”]를 찍어 절묘하게 인용하기도 하지

 

그 삶을 들여다보면

잘 나가던 시절을 잊지 못해 과거형이 있는가 하면

내일을 앞서가는 미래형이 있고

아는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는 현재 진행형도 있다

모두는 자신의 길에 일가견이 있다고들 하지만

 

세상사 알듯 모를 듯, 한 게 신의 한 수이지

 

202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