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
장지원
짧은 줄도
긴 줄도 모르면서
점점이 길을 열어가다
그 길에 한 몸 내려놓아 마침표[.]를 찍는데
삶을 놓고
각자는 기후에 따라
물음표[?]를 찍어 기회를 보기도 하고
느낌표[!]를 찍어 시간을 벌기도 하고
쉼표[,]를 찍어 숨을 고르기도 하고
너덜하게 늘어놓는 게 싫어 줄임표[…]를 찍어 치부를 숨기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따옴표[“”]를 찍어 절묘하게 인용하기도 하지
그 삶을 들여다보면
잘 나가던 시절을 잊지 못해 과거형이 있는가 하면
내일을 앞서가는 미래형이 있고
아는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는 현재 진행형도 있다
모두는 자신의 길에 일가견이 있다고들 하지만
세상사 알듯 모를 듯, 한 게 신의 한 수이지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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