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한강
장지원
한 해의 끝자락을 걷다 보면
조각난 햇살이 날리는 산만한 낙조의 깃털
원앙 한 쌍 어디로 가는지 어둑살에 갇혀버린다
초겨울 한강의 밤은
차가운 별들이 하나둘 좌표를 찍어 강물에 투신하기 시작하면
강물도 쉬 잠들지 못해
긴긴 겨울밤을 하염없이 흘러가야 하나
싸늘하게 식어가는 철새들의 둥지
젖은 깃털 접지도 못한 채
힘들었던 하루를 지우려고 네온 빛에 기대는 시간
아련한 뱃고동 소리에 풀어놓은 닻줄을 걷어 올린다
그래 봐야 빈 배
텅 빈 선실의 공허함
흔들리는 좌표에 시선을 고정해본다
남은 항해를 마무리해야 하기에
두 삿대를 주머니 속으로 깊숙이 찔러 넣는다.
202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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