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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11월 마지막 날/시 장지원

노파 2022. 11. 30. 07:42

 

11월 마지막 날

장지원

 

 

시작도

마지막도

한 날에 겹쳐지는 11월 30일

시작을 생각하면 돌아설 수도 없어

12월의 강을 건너야만 하는 게 지금의 기도가 아닐까

 

그대여

무릎은 아무 때, 아무나에게 바치는 제물이 아니다

길이 아닌 벼랑으로 막 달리지 마라

세월이 그댈 버린 것도 아닐 테고

시절이 그댈 모른 척하는 것 같아도

생각 없이 그댈 바람 앞에 세워두지 않을 게다

 

볼 수 있는 눈이 안 되면 마음으로 들어라

강물도 갈대의 소리를 품고 긴 세월 흘러가는데

지경을 흔드는 바람소리치곤 흔히 많다

그 속에 담긴 숱한 소리

들을만한 소리만 들어도 감당이 안 될 텐데……

 

12월의 강에도 말갛게 투명하게 살얼음도 얼겠지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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