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 날
장지원
시작도
마지막도
한 날에 겹쳐지는 11월 30일
시작을 생각하면 돌아설 수도 없어
12월의 강을 건너야만 하는 게 지금의 기도가 아닐까
그대여
무릎은 아무 때, 아무나에게 바치는 제물이 아니다
길이 아닌 벼랑으로 막 달리지 마라
세월이 그댈 버린 것도 아닐 테고
시절이 그댈 모른 척하는 것 같아도
생각 없이 그댈 바람 앞에 세워두지 않을 게다
볼 수 있는 눈이 안 되면 마음으로 들어라
강물도 갈대의 소리를 품고 긴 세월 흘러가는데
지경을 흔드는 바람소리치곤 흔히 많다
그 속에 담긴 숱한 소리
들을만한 소리만 들어도 감당이 안 될 텐데……
12월의 강에도 말갛게 투명하게 살얼음도 얼겠지
2022.11.30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의 사람/시 장지원 (2) | 2022.12.02 |
---|---|
그리움의 나래/시 장지원 (0) | 2022.12.01 |
향수/시 장지원 (2) | 2022.11.30 |
바람이 머물다가는 자리/시 장지원 (0) | 2022.11.29 |
네 믿음이 어디에 있느냐?/시 장지원 (2) | 2022.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