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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가을의 침묵/시 장지원

노파 2022. 11. 10. 04:40

 

가을의 침묵

장지원

 

 

짧은 해

촘촘히 걸어오더니

허울 벗으라고

비로봉에서 내리는 자연의 섭리를 설명이라도 하려는 듯

거칠어지는 숨소리

 

해마다

고운 단풍 끝자락에서

생각들을 흔들어 깨우는 잠언들이

거칠게 앞마당에 굴러다니는 데도

말이 없는 목어

 

세월은 누구에게나

급히도 천천히도 가고 있지만

가을이 하는 말에

이렇다 저렇다 토 달지 않으면서

듬성한 이파리 하나 둘 떨궈내는 나목의 가을

 

202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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