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토끼
장지원
섣달에 오는 눈
정월은 오금이 빠진다.
햇살은 누군가의 가슴을 쓸어내려보지만
사립문을 닫아거는 토끼
뭘 기다리는지
하루를 기다리면 싸락눈 뿌리고
이틀을 더 기다려도 함박눈만 펑펑 내리더라.
산 비탈길은 눈 덮고 누워
백야의 호수에 빠진 산촌
일상이 공회전 하다 고독이 내앉는 공간
허접은 인내심마저 시험대에 올린다.
이놈의 팔자 쥐락펴락 하는 세월
운명의 길을 가자니 하루해가 길고
숙명에 길을 가자니 기다림마저 제물로 바치라 한다.
늘어지는 시간 앞에 날씨마저 매서워 정월토끼° 힘들다
<노트> 정월토끼°: 작가의 출생이 1951년 辛卯年 正月이기에 시인의 삶을 겨울 그림 한 폭에 담아내다.
202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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