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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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마른장마/시 장지원

노파 2020. 7. 23. 05:34

마른장마

장지원

 

 

일기예보에서

불안전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나타났다는 예보를 듣는 순간

불길한 예감의 마른장마

청개구리의 울음에서

작게라도 기댈 수 있었던 기대마저

울다 지쳤는지 사라지고

일상에서도 잊혀가는 이야기가 되었다

농심마저 얼룩지우는

하늘 높은 구름조각

땅의 인내심도

갈증 앞에선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녹녹하지가 않다

제 몸에서 낳아

피죽도 못 먹여 널 부러지는

수많은 작물의 주검을 끌어안는 땅은 말이 없다

일상에서 사람들은 표독한 놈 만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

마른장마를 두고 하는 말 같다

 

202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