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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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바람/시 장지원

노파 2020. 4. 6. 05:57


바람

장지원

 

 

철철이 부는 바람은

늘 고맙다

묵은 때 씻어

줄에 널면

철나게 하는 바람이 좋다

 

때도 없이

불어오는 바람은

제 몸 가누기도 힘들면서

뿌리 깊은 연잎을 흔들다

덧니난 입으로 이죽이죽 웃으며 자르는 꼬리

 

지 몸에 이는 바람

한 세월 지나서도

아직도 섟 하나 보이지 않아

은하의 물길이 열려 있다지만

먼지 앉은 옛 나루가 좋아 쉬어가는 밤

 

20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