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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반나절 남은 길

노파 2012. 2. 2. 08:41

 

반나절 남은 길

老波

 

 

용문산 자락

주막에 앉아

삿갓을 벗을세라

삼동의 허기를 달랠 새

 

동동주 한 잔 부어 햇살을 고르니

모발조차 희어 눈꽃이 화사하네.

 

떠나온 길 돌아보면 한 나절인데

이마엔 주름 파람. 일어

심산계곡도 괘를 내

도토리 묵 쳐 놓고

한 잔을 권하며, 쉬어간들 흠이 되랴. 하는데

 

반나절 남은 길

삿갓 쓰고 나서는 어깨 위로

노을이 천연덕스럽게도 올라타네.

 

201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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