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을씨년스러운 밤/시 장지원

노파 2020. 1. 23. 07:21


을씨년스러운 밤

장지원

 

 

경자년庚子年 소한小寒

비 추적이니 겨울인가 하지만

인간의 배신에 민낯을 들어내는 자연의 모습이다

사람들 제 욕심에 끌려 정신 못 차리는 사이

은밀한 반격이 시작 되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자연을 관리하고 다스리라 했지만

손 놓아 이들의 반란은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쯤이면 조물주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계실 게다

 

주인이 망가지니

망나니 같이 해체되는 자연

지금 신은 한탄하여

그냥은 안 돼 모두를 갈아엎으실 게다

 

약속한 육천년 그 주기가 끝나고 이십년 흘러왔으니

지금도 그 곤한 날을 붙잡고 계시기에

우린 덤으로 살고 있음이다

 

겨울 추녀 끝에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검은 보자기에 싸인 을씨년스러운 섣달 밤

잠 깬 등잔에 불을 밝혀본다

 

20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