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이 가을의 배신/시 장지원

노파 2019. 10. 13. 06:46

이 가을의 배신

장지원

 

 

글을 쓰리라

아름다운 글을 쓰리라 한 다짐도

이 가을의 배신으로

이탈하는 길

한 잎 두 잎 낙엽 지는

월정사 선재길 걸으며

물든 날 갈피 하다

비로봉 눈물에 붉은 단풍을 띄우고

월정사 처마 끝에 달 걸어

가을밤 이슥히 보내야하는 목어

연일 들려오는 바다의 소리 들으면서도

침묵하며 살펴야 하는

잠들지 못하는 시절

역사를 써야하는 붓끝의 떨림

가볍다 말하지 않으리.

 

2019.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