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시골 다람쥐의 서울 나들이
장지원
시골 다람쥐
서울 가는 날
전철 승차권을 사야하는데, 도움을 받는 것도 미안한데 오백 원 동전까지 넣어주고 내릴 때 꼭 환급을 받으라고 일러주고 간 젊은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것도 엘리베이터 타는 것도 쭈그려 눈치를 봐야 했다
회전문에서 몇 바퀴 돌고 나니 시골 다람쥐 어지러웠다
닫친 아파트 현관 앞에서 몇 분을 기다렸다
평지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주제에 무빙워크를 걷다 넘어져 창피해서 혼이 났다
세상은 요지경 같은데
무지렁이 같은 시골 다람쥐
우리 동네 마을버스 아저씨는 손만 들면 태워준다. 집 앞에서 내려주니 늘 고맙다
시골 다람쥐는 산에서 도토리 먹고 살아야지 서울에서 피자 먹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찬 밥 한 덩이에 돌나물 고추장 참기름 넣고 썩썩 비벼 한 숱 뜨고 밭에 나가면 하루도 후딱 간다.
도시에서 얻은 마음의 주름살도 펴지는 게 시골생활의 조화다
서울에는 쥐는 살아도 다람쥐 산다는 말 이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
시골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다고 흉들 봐도 괜찮다. 누가 뭐래도 내 삶인데……
20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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