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장지원
한 해도 서럽게 자리를 뜨려나
마음에 담았던 세월은 훌쩍 떠나고 홀로 남아 서성대는 날
겨울 햇살 아래 빛바랜 그림이 되어 바람이 쓸어갈까
막아서는 마지막 석양
붉은 기운이 드리운 지평선 너머에는 길이 있을까
삭풍도 밀어내지 못하는 긴 그림자
차가운 이슬이 되어
널 배웅하고 자리를 뜨지 못 한 채 상고대가 되겠지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주는 그믐달
그저 주변을 맴돌다 가는 널 따라 나서기도 주저하는 시간
슬펐던 추억도
멍에의 비장을 풀어주며 슬며시 등 떠미는 날
햇살은 또 한 해를 약속이나 한 듯
촉촉한 눈가에 무지개 드리운다.
20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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