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신의 한 수를 떠 올리는 새벽/시 장지원

노파 2019. 2. 3. 08:46

신의 한 수를 떠 올리는 새벽

장지원

 

 

귓밥에 겨울밤이 아직 깊은데

언제 왔는지

어제 밤 달빛이 슬피 울다 간 낙수받이 끝에서 흐느끼는 소리

비몽사몽간에 놀란 가슴 추수래 나가보니

새벽안개 자욱한 뜰 안에 진눈깨비 내리는데

퉁퉁 불은 어제 하루가 홀로 차가운 밤을 보냈는지

눈빛마저 초롱 하게 서있는 나목이 되어서

엎치락뒤치락 하며 걷는 시절도

이젠 낯설지 않아

침묵으로 일관하는 날들이 흔하다

호들갑을 떨던 시절도

눈앞에 밀려오는 파도를 보면

시퍼런 서슬을 낮추어 뒷문으로 꼬리까지 감추어야 하는 날까지 알기에……

세상을 공평케 하는 신의 한 수를 떠 올리는 새벽

 

20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