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無義
장지원
꽃은 십일을 채우지 못하여
낙화가 되나
달은 보름을 채우지 못하여
그믐이 되나
아름다운 것도
소중한 것도
넘치지 않게 비워서 아름다운 게 자연이지
자연히 내려놓고 가야하기에
삶이 허무타 마라
티끌이 되어
제자리 찾아가는 날
하늘에 티 한 점 없이 한 세월 살아서
무의의 공간
그 언저리에서 남은 하루마저 버려주니
낯설지 않은 길이 좋다
218.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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