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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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무의無義/시 장지원

노파 2018. 6. 26. 05:56

무의無義

장지원

 

 

꽃은 십일을 채우지 못하여

낙화가 되나

달은 보름을 채우지 못하여

그믐이 되나

 

아름다운 것도

소중한 것도

넘치지 않게 비워서 아름다운 게 자연이지

 

자연히 내려놓고 가야하기에

삶이 허무타 마라

 

티끌이 되어

제자리 찾아가는 날

하늘에 티 한 점 없이 한 세월 살아서

무의의 공간

 

그 언저리에서 남은 하루마저 버려주니

낯설지 않은 길이 좋다


218.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