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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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앞서 보낸 그 세월/시 장지원

노파 2018. 6. 20. 07:01

앞서 보낸 그 세월

장지원

 

 

새털 같은 시간도

촌각을 지키며 걷다보니

떠도는 날 되어

거처 없이 떠다닌 세월

모래시계 돌려 세운들 돌이킬 수 없는 날들이

달리는 차창 가에

주마등 같이 스쳐간 세월

심하게 멀미하던 날들이

텅 빈 들녘에 서서

잔인한 세월 앞에 백기를 드는 순간

속절없이 부는 바람

낙조의 기마저 빼앗아

밑그림 그리던 몽당연필만이

남은 시간을 근근이 지키는데

앞서 보낸 세월이 가볍기만 하더라.

 

2018.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