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老波
탑들이* 쌍둥이네 과수원
얕은 가지에 달린 사과
밧은 秋夕에 동동걸음 치며
따끈한 햇살의 유혹을 기다리다
긴 여름 인내도 모자라
노루 꼬리만 한 가을을 붙잡고
잎사귀마다
수혈을 하는 동안
태연히 기다려야 하는
농부의 얼굴에서
삶의 여유가 진하게 묻어나
초가을 전원을 뜨겁게 달군다.
* 탑들이: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에 있는 마을. 老波 장지원의 고향 마을임.
201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