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멀어져만 간다/시 장지원

노파 2026. 4. 1. 00:03

 

멀어져만 간다

장지원

 

 

네가 생각하기도 전에 멀어져 간다

내가 생각하기도 전에 멀어져 간다

 

머뭇머뭇하다 놓친 시간이 더 멀어져 간다

미적미적하다 넘긴 날들이 더 멀어져 간다

 

밤도 낮도 수리하지 못해 무너지는 길

사람들은 자존심 하나 걸어놓고 걷기도 뛰기도 하는 길

 

순간의 운명처럼

질기게는 숙명처럼

허물어진 길을 덧씌우듯 살아가는 삶

이 길은 짧기도 길면서 아쉬움만이 그루터기처럼 남아 스산한 길

 

미처 생각지도 못한 업보

나잇살만큼 비례해

이 하루 훌훌 뒤집어 먼지같이 털어내

가벼운 은혜도 족하리만큼 살아가는 삶도 멀어져만 간다.

 

2026.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