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고리/시 장지원

노파 2026. 3. 30. 00:03

고리

장지원

 

 

생각보다 많고

주체하기도 힘든 것

삶이 얽히고설켜

주섬주섬 거둬

뒤늦게 자기를 갈무리해야 할 때

 

문어발식 고리라고 자랑하지 마라

관리되지 못할 고리로 동분서주하지 마라

상대가 숨쉬기조차 힘들게 묶어두고 즐기지 마라

고리의 길고 짧음으로 삶의 질을 좌우하지 못할 터

 

뜨거운 사막의 모래톱

높은 밤하늘의 별들

수없이 부서지는 파도의 방울들

하나의 고리 없어도 자연의 위대함은 경이롭다

 

외로움은 자연의 단조로움에서

고독은 우주의 경이로움에서

고리를 풀어도 반드시 설 줄 앎이

한 삶을 여백의 공간에서 더 자유롭게 하는지 알게 될 터

 

2026.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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