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욥-소발의 두 번째 논술
장지원
나아마 사람 소발이 대답하여 가로되
그러므로 내 생각이¹ 내게 대답하나니
이는 내 중심이 초급함이니라²
내가 나를 부끄럽게 하는 책망³을 들었으므로 나의 슬기로운 마음⁴이 내게 대답하는구나
네가 알지 못하느냐⁵
예로부터 사람이 이 세상에 있어 옴으로
악인의 이기는 자랑도 잠시오
사곡한 자의 즐거움도 잠간이니라⁶
그 높기가 하늘에 닿고⁷
그 머리가 구름에 미칠지라도
자기의 똥처럼 영원히 망할 것이라
그를 본 자가 이르기를 그가 어디 있느냐 하리라
그는 꿈 같이⁸ 지나가니 다시 찾을 수 없을 것이요
밤에 보이던 환상처럼 쫓겨가리니 그를 본 눈이⁹ 다시 그를 보지 못할 것이요
그의 처소도 다시 그를 보지 못할 것이며
그의 자녀들이 가난한 자에게 은혜를 구하겠고¹⁰
그도 얻은 재물을 자기 손으로 도로 줄 것이며¹¹
그 기골이 청년같이 강장 하나¹² 그 기세가 그와 함께 흙에 누우리라
그는 비록 악을 달게 여겨¹³ 혀 밑에 감추며
아껴서 버리지 아니하고¹⁴ 입에 물고 있을지라도
그 식물이 창자 속에서 변하며 ¹⁵뱃속에서 독사의 쓸개가 되느니라
그가 재물을 삼켰을지라도 다시 토할 것은¹⁶
하나님이 그 배에서 도로 나오게 하심이니
그가 독사의 독을 빨며 뱀의 혀에 죽을 것이라
그는 강 곧 꿀과 엉긴 젖¹⁷이 흐르는 강을 보지 못할 것이요
수고하여 얻은 것을 도로 주고¹⁸ 삼키지 못할 것이며
매매하여 얻은 재물로 즐거워하지 못하리니
이는 그가 가난한 자를 학대하고 버림이요¹⁹
자기가 세우지 않은 집을 빼앗음이니라
그는 마음에 족한 줄을 알지 못하니²⁰
그 기뻐하는 것을 하나도 보존치 못하겠고²¹
남긴 것이 없이 몰수히 먹으니 그런즉 그 형통함이 오래지 못할 것이라²²
풍족할 때에도 곤액이 이르리니²³
모든 고통하는 자의 손이 그에게 닿으리라
그가 배를 불리려 할 때에 하나님이 맹렬한 진노²⁴를 내리시리니
밥 먹을 때에 그의 위에 비 같이 쏟으시리라
그가 철병기를 피할 때에는²⁵ 놋활이 쏘아 꿸 것이요
몸에서 그 살을 빼어 낸즉 번쩍번쩍하는 촉²⁶이 그 쓸개에서 나오고 큰 두려움이 그에게 임하느니라
모든 캄캄한 것²⁷이 그의 보물을 위하여 쌓이고
사람이 피우지 않은 불²⁸이 그를 멸하며
그 장막에 남은 것을 사르리라
하늘이 그의 죄악을 드러낼 것이요²⁹
땅이 일어나 그를 칠 것인즉
그 가산이 패하여³⁰ 하나님의 진노하시는 날에 흘러가리니
이는 악인이 하나님께 받을 분깃이요
하나님이 그에게 정하신 산업이니라
<노트> 구약성서 욥기 20장 1-29절은, 소발의 두 번째 변론이다. 그가 발언하는 목적은, 악인이 아무리 높이 올라가고 아무리 번영한다 해도 하나님이 그를 낮추시고 고통당하도록 하실 것임을 보여 주기 위함이다. 그 말을 욥에게 적용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장은 욥이 말하는 경고와 더불어 마쳐졌다. 소발은 욥이 친구들에게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협박한 것에 대하여 분개하는데, 그것은 소발이 욥에게만 죄가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29 이는…분깃이요. 이 결론은 빌닷이 자기 변론의 말미에 이끌어 낸 것과 유사하다(18:21). 소발은 이런 표현을 통하여, 욥에겐 그가 지금 당하고 있는 고통 이외에 기대할 만한 더 좋은 운명이 없다는 생각을 전달하려고 의도했다.
이로 소발의 변론은 종결된다. 세 번째 변론에는 소발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의 변론은 친구들의 옹졸한 마음과 율법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악한 부자(富者)는 천벌을 받게 된다는 이론을 소발보다 더 무시무시하고도 여실하게 강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소발은 욥을, 자기가 지은 죄의 결과를 당하고 있는 경건치 못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욥의 소유를 멸하시는 이유는 그가 부당한 이익을 취했기 때문이다. 소발은 욥이 표명했던 하나님께 대한 새로운 신뢰까지도 질식(窒息)시켜 버리려고 노력한다. 그가 친절과 동정심을 나타냈다는 암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내 생각.¹: 소발의 생각은 차분한 반성이나 깊은 명상이 아니다. 그는 마음이 흥분되어 있다. 그의 생각은 서로 다른 표현들로 좌충우돌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 중심이 초급함이니라²: 소발은 자신에게 조급하고 충동적인 기질이 있다고 인정한다.
책망³: 아마도 소발은 욥이 변론을 끝낼 때에 했던 말을 언급하는 것 같다(19:29). 그것이 아니라면 그는 19:2의 질책을 가리킬 수도 있다. 역시 소발은 자기가 전에 했던 변론에 대한 욥의 대답을 잊을 수 없었다(12:2). 사실상 소발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너는 나를 잘못 비난했어. 그래서 나의 분노가 나를 재촉하여 대답하도록 한다.” 이 구절은 소발의 흥분하기 쉽고 충동적인 품성을 나타낸다. 그는 욥이 말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흥분하여 울분을 터뜨렸다.
나의 슬기로운 마음⁴: 충동적인 사람이 자기는 차분한 판단력을 따라 말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흔하다.
네가 알지 못하느냐⁵: 이 질문은 엘리바스의 질문(15:7~13)처럼 풍자적이다. 소발은 모든 역사(歷史)가 자기의 주장을 입증해 준다고 말한다.
잠간이니라⁶: 이 구절은 악인이 번영하는 문제에 대한 소발의 해명을 설명해 준다. 그는 악인이 의기양양하게 외칠 수 있음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그 기쁨은 순간적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면에서 소발의 말이 옳기도 하지만, 악인이 이생의 전(全) 기간을 통하여 성공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가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빈약하다(참조 시 37:35, 36; 73:1~17). 악인의 기쁨이 단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이 욥과 그의 상대방 사이에 벌어지는 논쟁의 주요 대목이다. 엘리바스와 빌닷도 소발과 같은 견해를 옹호했다(욥 4:8~11; 5:3~5; 8:11~19; 15:21, 29). 욥에겐 다른 확신이 있었다. 그는 악인이 “살고 수를 누리고 세력이 강”한 것을 보았다(21:7). 그는 그들이 “그날을 형통하게 지내다가 경각간에 음부에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21:13). 욥은 친구들의 일반론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욥은 자기 친구들보다 더 큰 통찰력, 곧 고통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나타낸다.
하늘에 닿고⁷: 악인이 도달할 수도 있는 업적과 명망의 높이를 묘사하는 또 다른 방편(참조 시 73:9; 단 4:22).
꿈같이⁸: 악인의 불안정함을 나타내는 비유. 꿈보다 더 비현실적이고 덧없는 것은 없다.
눈이⁹: 소발은 욥이 자신에게 한 말을 거의 그대로 죄인에게 적용한다(욥 7:8, 10; 참조 욥 8:18; 시 103:16).
가난한 자에게 은혜를 구하겠고¹⁰: 거지 중의 거지가 된다는 뜻인 것 같다.
도로 줄 것이며¹¹: 이 절은 교만하고 부유한 죄인이 가난한 자에게 은혜를 구하고, 그들에게 재물을 빼앗기는 지경까지 낮아지는 모습을 묘사한다.
그 기골이 청년같이 강장하나¹²: 이 구절은 문자적으로 “그의 뼈들은 그의 젊음으로 충만하나”, 곧 젊은이의 활력이 충만하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죄악으로”라는 말을 보충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제임스왕역(KJV)에는 이 절이 “그의 뼈들은 그의 젊음의 죄악으로 가득 찼으니 그와 함께 티끌에 누우리라”고 되어 있음-역자 주). “죄악으로”라는 부분이 없을 경우 그 다음 내용은 젊은이의 정력이 티끌에 누울 것이라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달게 여겨¹³: 이 절과 더불어 새로운 운율의 시(詩)가 시작된다. 악행에도 쾌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깊은 맛이 없고 일시적이다.
아껴서 버리지 아니하고¹⁴: 악행은 달콤한 맛을 낸다. 죄인은 자신의 어리석음이나 향락과 결별하기를 싫어한다. 그는 하나의 사탕을 가지고 되도록 오래오래 즐기려고 하는 어린아이와 같다.
변하며¹⁵: 삼켜 버린 죄는 쓴맛으로 변하고 독사의 독처럼 바뀐다.
다시 토할 것은¹⁶: 악인을 위해 하나님이 예비하셨다고 믿는 심판을 묘사하는 소발의 표현 방법.
꿀과 엉긴 젖¹⁷: 참조 출 3:8, 17; 13:5; 신 26:9, 15; 사 7:22; 욜 3:18. 번영은 충분한 물을 공급하는 데 달려 있다. “젖”은 아마도 굳어진 우유를 가리킬 것이다.
도로 주고¹⁸ 악인이 강탈했던 사람들에게 보상하려면, 자기가 정직하게 모았던 재물을 그들에게 주어야만 할 것이다.
가난한 자를…버림이요¹⁹: 가난한 자를 학대했다는 비난이 이곳에서 처음으로 욥에게 넌지시 주어졌다. 나중에 엘리바스는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한다(22:5~9). 욥은 그런 비난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한다(29:11~17)
마음에 족한 줄을 알지 못하니²⁰: 이 구절은 문자적으로 “그가 자기 뱃속에서 조용함을 알지 못하였으므로”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이 말은 그의 탐욕이 결코 채워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보존치 못하겠고²¹: 그가 축적한 것들을 탐욕으로 보존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 형통함이 오래지 못할 것이라²²: 70인역에는 이 구절이 “그러므로 그의 좋은 것들이 번성하지 못하겠고”로 되어 있다.
곤액이 이르리니²³: 번영이 그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맹렬한 진노²⁴: 소발은 분명히 이 말을 욥에게 적용하고 있다. 욥은 번영하던 도중에 몰락했다. 소발의 말은 깊은 상처를 주기 위해 의도되었다. 그는 욥을 하나님의 맹렬한 진노로 인해 고통당하는 죄인으로 나타내고자 노력한다.
피할 때에는²⁵: 하나님을, 도망치려고 애쓰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죄인과 싸우시는 분으로 묘사한다.
번쩍번쩍하는 촉²⁶: 히브리어 바라크(baraq), 문자적으로 “번개.” 여기서는 번쩍이는 화살촉을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악인이 자기 몸에서 화살을 빼내고자 애쓰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임박한 죽음의 공포가 그를 휩싼다. 결론은 욥이 그런 사람과 같다는 것이다.
모든 캄캄한 것²⁷: 문자적으로 이 구절은 “모든 어둠이 그의 재물들을 위해 간직되고”이다. 이것은 죄인이 자신을 위해 축적한 재물을 온갖 종류의 재난이 기다린다는 뜻인 듯하다.
사람이 피우지 않은 불²⁸: 이것은 아마도 인간의 손으로 붙이지 않은 불을 가리키는 것 같다(제임스왕역(KJV)에는 이 구절이 “. ire not blown”[불붙지 않은 불]으로 되어 있음-역자 주). 소발은 욥의 양떼와 종들을 태워버린 “하나님의 불”(1:16)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의 죄악을 드러낼 것이요²⁹: 이것은 욥이 16:18, 19에서 하늘과 땅에게 자기를 위해 증언해 달라고 호소한 것에 대한 소발의 대답이다. 소발은 하늘이 그에게 호의적으로 말하는 대신에 오히려 그의 죄악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한다. 땅도 그의 편이 되는 대신에 그를 대적해 일어날 것이다.
가산이 패하여³⁰: 하나님의 진노로 인해 이 모든 것이 홍수에 휩쓸려 가듯 사라질 것이다.
2026.4.9
'테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욥-욥의 죄를 비난하는 엘리바스 (1) | 2026.04.13 |
|---|---|
| 욥-소발에 대한 두 번째 답변 (1) | 2026.04.10 |
| 욥-자신의 고통은 하나님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욥 (0) | 2026.04.08 |
| 욥-친구들의 잔혹성을 말하는 욥 (0) | 2026.04.07 |
| 욥-빌닷이 주장하는 예정설 (0) | 2026.04.06 |